한반도 공동체 통일 사관이 필요하다(21. 04. 20)

이스라엘 분열 왕국사는 열왕기서와 역대기서 두 가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중 열왕기서는 ‘왜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분열되었으며, 결국은 북왕조는 앗시리아에, 남왕조는 바벨론에 멸망당하였는가’ 하는 비관적 관점에서 남북 분열사를 해석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역대기 기자는 페르시아의 고레스 칙령 이후에 이스라엘이 다시 회복될 것을 내다보는 낙관적 전망을 가지고 과거의 분열 왕국사를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지자는 각기 다른 역사관을 가지고 분열 왕국사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 왕조의 역사를 기록하는 연대기 서술 방식에 있어서만은 특이하게도 ‘교차적 방식’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남과 북이 정치적으로는 완전히 분열되어져 있는 다른 왕조임에도 불구하고 선지자는 시대를 묘사할 때에 북왕국의 왕과 남왕국의 왕의 사적을 교차적으로 섞어가며 동시대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선지자는 남북 이스라엘 왕조사를 기록할 때에 두 왕국이 결국은 하나의 공동체라는 관점에서 교차적 방식으로 서술했던 것입니다. 한마디로 ‘선지자적 통일 사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남북한 상황, 아니 남북한 시대, 혹은 투 코리아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남북 두 정부(혹은 두 국가)의 특이성과 연속성을 동시에 인식하는 한반도 공동체 통일 사관을 가지고 오늘의 현실을 파악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KBS1에서 방영하는 ‘남북의 창’(토, 07:50 방송)’을 매우 의도적으로 자주 보고 있습니다. 동시대 속에서 살아가는 북조선 공동체의 상황을 남한의 상황과 함께 동시에 파악하려는 개인적 애씀입니다. 그 외에도 다른 다양한 통로를 통하여 남북한의 정치, 경제, 문화적 상황을 다중적으로 그리고 교차적으로 인식함으로써 선지자적 통일 사관을 함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분단이 분열과 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우리는 정보소통과 인적 교류와 물적 나눔의 향상에 그 어느 때보다도 애를 써야 합니다.

우리 평화통일연대가 이와 같은 남북의 소통과 하나됨의 긴 과정 속에서 한민족 공동체 동질성 확보에 크게 쓰임 받는 연대 운동을 일으키는 공동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통합(integration)이 통일(unification)보다 먼저 구해야 할 그 나라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이문식/ 광교산울교회 목사, 평화통일연대 공동대표